시낭송행복플러스(시와 함께 가는 행복한 삶)

나사(螺絲) 윤성택 낡은 나사가 있다 반쯤 떠올라 이어지는 나선의 계절들 이제 나사는 뒤틀린 나무를 쥐고 제 스스로 조인 곳을 푼다 한 사람이 다른 마음에서 떠나듯 조금씩 조금씩 스스로를 돌린다 밤하늘에는 조였던 별이 떨어지고 사람이 사람을 애써 잊어가는 시간 사람은 조였던 ..

꽃의 블랙홀 김길나 나는 귀를 그의 입으로 가져갔다 입 없는 그가 입을 달기 시작한 것이다 이데올로기는 어느 때나 어느 곳에서나 전복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라고 그 입이 말하는 걸 들었다 혁명을 꿈꾸는 돌연변이가 변질시킨 식충 식물류의 종족, 그에게서 분출되는 색광은 붉은빛..

내 마음이 조용해 질 때 권영상 아침마다 세숫물 안에서 만나는 사람 두 손을 세숫물에 담그면 그 사람은 달아난다 나는 여기 남아 잇는데 그는 달아나 세숫물 밖으로 사라진다 ㅡ엄마 이걸 봐요 그 사람이 없어졌어요! ㅡ그려ㅓㅁ 한참을 기다려라 내 마음이 맑아지면 다시 돌아올 테다,..

희망/ 나태주 미루나무 세 그루, 까치집 하나, 마른풀을 씹으며 겨울을 나는 검정염소 몇 마리 팔짱을 끼니 나도 가슴이 따뜻해진다. 나태주 시인/ 1945년 충남 서천 출생. 1971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시 당선. 시집『대숲 아래서』『막동리 소묘』『꽃이 되어 새가 되어』『눈부신 속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