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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낭송행복플러스(시와 함께 가는 행복한 삶)
저물녘 새/권달웅 본문
저물녘 새
권달웅
어느새 붉어진 마가목 열매가
노을 지는 쪽으로
기울어져 있다.
갈대가 흔들리는 어스름 길로
울면서 돌아오는 새끼염소 울음이
잊혀진 옛 노래 가사처럼
애잔하게 가물거린다.
앉을자리를 찾아
아픈 날개를 파닥이는 새들이
외딴집 불빛처럼
갈대숲에 내려앉는다.
잘 가거라.
정처 없이 떠나가는 박주가리 씨앗이
새털을 달고 날아가는
저물녘 하늘.
—《미네르바》2017년 겨울호
권달웅 / 1944년 경북 봉화 출생. 1975년 《심상》신인상으로 등단. 시집 『해바라기 환상』『사슴뿔』『바람부는 날』『지상의 한사람』『내 마음의 중심에 네가 있다』『크낙새를 찾습니다』『반딧불이 날다』『달빛 아래 잠들다』『염소 똥은 고요하다』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