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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낭송행복플러스(시와 함께 가는 행복한 삶)
어느 날/ 고은 본문
어느 날 / 고은
어느 날 1
현실
가상현실
그리하여
증강현실
1백 20년 이내로 슬픔이 사라진다
다시 태어난 나
무엇으로 살거나
물로 살거나
불로 살거나
어느 날 56
아침 햇살 속
어린 먼지들 노니는 것 보아
물 속
젊은 플랑크톤 노니는 것 보아
나 이 꼬라지로 허우적대는데
어느 날 99
나에게 손이 있다
그러므로
내일도 모레도 새로운 일 있다
어느 날 177
현해탄을 내려다본다
해마다 5백만 명 오고가는 사이
한반도
일본열도
그런데도 마음은 날마다 멀다
차라리 아이슬란드였으면 남극 빙벽 어디였으면
어느 날 217
그동안
한반도의 때를 살았다 노예였다
온갖 때를 살았다 불한당이었다
내 낭만주의에 둘이 있다
그러나 끝내 말하지 않겠다
ㅡ시집 『어느 날』 (2017. 12)에서
고은 / 1933년 전북 군산 출생. 1958년 《현대문학》에 추천되어 등단. 첫 시집『피안감성』. 시선집 『어느 바람』, 서사시 『백두산』, 연작시편 『만인보』등 150여권의 저서가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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