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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낭송행복플러스(시와 함께 가는 행복한 삶)

어느 날/ 고은 본문

아름다운 시편들/명시. 좋은시

어느 날/ 고은

시낭송행복플러스 2018. 1. 29. 22:47



어느 날 / 고은

 

어느 날 1

 

 

현실

가상현실

그리하여

증강현실

 

120년 이내로 슬픔이 사라진다

 

다시 태어난 나

무엇으로 살거나

물로 살거나

불로 살거나





어느 날 56

 

 

 

아침 햇살 속

어린 먼지들 노니는 것 보아

 

물 속

젊은 플랑크톤 노니는 것 보아

 

나 이 꼬라지로 허우적대는데

 

 

 

어느 날 99

 

 

 

나에게 손이 있다

 

그러므로

내일도 모레도 새로운 일 있다

 

 

 

어느 날 177

 

 

 

현해탄을 내려다본다

 

해마다 5백만 명 오고가는 사이

한반도

일본열도

 

그런데도 마음은 날마다 멀다

 

차라리 아이슬란드였으면 남극 빙벽 어디였으면

 

 

 

어느 날 217

 

 

 

그동안

한반도의 때를 살았다 노예였다

온갖 때를 살았다 불한당이었다

 

내 낭만주의에 둘이 있다

 

그러나 끝내 말하지 않겠다

 

 

                ㅡ시집 어느 날(2017. 12)에서




고은 / 1933년 전북 군산 출생.  1958현대문학에 추천되어 등단. 첫 시집피안감성. 시선집 어느 바람, 서사시 백두산, 연작시편 만인보150여권의 저서가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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