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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시편들/명시. 좋은시

금메달/이지담

시낭송행복플러스 2018. 4. 8. 09:49



금메달

 

   이지담

 

 

 

물을 잡아당기고 미는 선수였다

몸과 물살이 하나 되어

 

그가 가는 길 어디든 물은 머리카락을 풀어헤치고 따라왔다

 

아테네 올림픽 물살을 헤쳐 딴 금메달*을 팔았다

 

정면으로 자신을 바라본 그

가슴 속에 꽃을 심었다

 

뿌리에서 꽃까지 거리에는 물이 흐르고

 

멀어서 간절한

몸이 굳어 가는 아이에게

물살에 떠밀려 오는 아이들에게

꽃은 숨을 틔우며 피어났다

 

물결에 새겨진 발자국은 흐른다

 

물 위를 둥둥 떠가는 배롱꽃이 핏빛이다

 

 

  ⸻⸻⸻⸻⸻

  * 폴란드의 오틸리아 옝제이차크는 접영 200미터 우승으로 따낸 금메달을 팔아 백혈병을 앓고 있는 아이들을 도왔다.

 

 

                계간 문학들2018년 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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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담 / 전남 나주 출생. 2003시와사람신인상, 2010서정시학신인상 당선. 시집 고전적인 저녁』『자물통 속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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