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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낭송행복플러스(시와 함께 가는 행복한 삶)
금메달/이지담 본문
금메달
이지담
물을 잡아당기고 미는 선수였다
몸과 물살이 하나 되어
그가 가는 길 어디든 물은 머리카락을 풀어헤치고 따라왔다
아테네 올림픽 물살을 헤쳐 딴 금메달*을 팔았다
정면으로 자신을 바라본 그
가슴 속에 꽃을 심었다
뿌리에서 꽃까지 거리에는 물이 흐르고
멀어서 간절한
몸이 굳어 가는 아이에게
물살에 떠밀려 오는 아이들에게
꽃은 숨을 틔우며 피어났다
물결에 새겨진 발자국은 흐른다
물 위를 둥둥 떠가는 배롱꽃이 핏빛이다
⸻⸻⸻⸻⸻
* 폴란드의 오틸리아 옝제이차크는 접영 200미터 우승으로 따낸 금메달을 팔아 백혈병을 앓고 있는 아이들을 도왔다.
⸺계간 《문학들》 2018년 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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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담 / 전남 나주 출생. 2003년 《시와사람》신인상, 2010년 《서정시학》신인상 당선. 시집 『고전적인 저녁』『자물통 속의 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