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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낭송행복플러스(시와 함께 가는 행복한 삶)

꽃비 내리는 이 봄날에/이종형 본문

아름다운 시편들/명시. 좋은시

꽃비 내리는 이 봄날에/이종형

시낭송행복플러스 2018. 4. 15. 11:53



꽃비 내리는 이 봄날에

 

 이종형


 

세 살에 아비 잃은 소년은
아비보다 더 나이 든 사내가 되었습니다

유품이라고 남겨진
새끼손가락 같은 상아 도장 하나
그 세월 긴 인연을 벗겨내기에
한없이 가엽고 가벼우나
마침내 사내는
세월을 거슬러 돌아와
소년에게 미안하다 합니다

먼 길을 돌아 걸어온 순례의 끝
죽음의 그늘을 벗기는
꽃이 피고 봄이 오고
꽃비 내리는 이 봄날에
간절한 노래는 다시 시작되나
나는 아직도 당신과 작별하지 못했습니다 




   ⸺시집 꽃보다 먼저 다녀간 이름들(2017.12)에서



이종형 / 1956년 제주 출생. 2004제주작가로 작품 활동 시작. 시집 꽃보다 먼저 다녀간 이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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