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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ID-19/ 채수옥 본문
COVID-19
채수옥
하염없이 우거지는 잠이 보입니다 깊게 뿌리내리는 짐승이라
고요 매일 다섯 통의 피를 뽑아가니 원인도 모른 채 침대는 야
위어갑니다
나를 열어보세요 내용물은 보라입니다 침대 밖 국경까지는 얼
마나 남았습니까 얼굴을 뒤집어 보면 줄거리가 요약되나요 나
는 아직 전염에 취약합니까
이곳에서 할 일은 단지 잠을 자고 밥을 먹고 똥을 눈 다음, 브리
스톨 스툴 차트에 따른 유형을 보고하는 일 나는 아직 7번 타입
입니다 완전 액체 소세지 타입으로 진입하려면 얼마의 시간이
필요한 걸까요
나의 잠은 아직 소독 중입니까
우리는 설사 같은 관계라 할 수 있을까요 상식이 액체로 흘러
바닥을 적시는 날이 오면 고글을 쓰고 우주복을 입은 자들이 인
간들을 수거해 간다지요
옆구리에 바구니를 끼고 침대에서 굴러 떨어진 눈알들을 주워
담습니다 아직 감겨지지 않은 눈빛들을 크고 흰 장갑으로 쓸어
내리며
밤의 부피는 점점 늘어갑니다
침대를 열어 보세요 잠들다 지친 엇박자의 날들과, 눕고 일어나
앉는 동작들이 쌓여 날개가 됩니다, 곧 날아오르는 침대를 보게
될 거예요
잠들면 안 돼
우리는 깨어 근신하며 야생의 표정을 지켜봐야 합니다 소리 없이
밀고 올라오는 칸나의 혓바닥에 나는 아직 둘둘 감겨있습니다 항
생제의 날들은 계속되고
뜨거운 이마 위로
눈이 내려 쌓입니다
⸺계간 《시와 편견》 2021년 가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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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수옥 / 1965년 충남 청양 출생. 2002년 《실천문학》으로 시 등단.
시집 『비대칭의 오후』 『오렌지는 슬픔이 아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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