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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낭송행복플러스(시와 함께 가는 행복한 삶)

설날 아침에/ 김종길 본문

[명시산책]/이서윤 시낭송모음

설날 아침에/ 김종길

시낭송행복플러스 2022. 1. 1. 09:04

 

 

설날 아침에/ 시김종길, 시낭송/ 이서윤

 

 

매양 추위 속에

해는 가고 또 오는 거지만

새해는 그런 대로 따스하게 맞을 일이다.

 

얼음장 밑에서도 고기가 숨쉬고

파릇한 미나리 싹이

봄날을 꿈꾸듯

새해는 참고

꿈도 좀 가지고 맞을 일이다.

 

오늘 아침

따뜻한 한 잔 술과

한 그릇 국을 앞에 하였거든

 

그것만으로도 푸지고

고마운 것이라 생각하라.

 

세상은

험난하고 각박하다지만

그러나 세상은 살 만한 곳

 

한 살 나이를 더한 만큼

좀 더 착하고 슬기로울 것을 생각하라.

 

아무리 매운 추위 속에

한 해가 가고

또 올지라도

 

어린것들 잇몸에 돋아나는

고운 이빨을 보듯

 

새해는 그렇게 맞을 일이다. 《성탄제》(19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