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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 아라리, 당신/ 우대식 본문

아름다운 시편들/명시. 좋은시

정선 아라리, 당신/ 우대식

시낭송행복플러스 2015. 8. 22. 10:01

정선 아라리, 당신

우대식


 

 비가 오는 삼월의 마지막 날
마음의 회랑 안쪽에
정선 아라리 긴 휘장을 친다
다시 비가 내리고 또 다시 눈이 내린다
그 휘장 아래를 걸으면
밑도 없는 물길, 끝도 없는 산길이 나타나고
사라지고
내 슬픔이 무엔가 생각할 즈음
당신에 대해 명상을 한다
정선 아라리, 당신
왜 그렇게 천천히
또다시 굽이굽이 적막강산에 서 있는가
비는 여전히 내리고
그 긴 휘장에 앉아 한 마리 짐승처럼
온 몸을 웅크린 채
소금 사러 가던 먼 길과
석탄으로 몸을 씻던 내(川)와
그런 길과 그런 내에서
당신을 기다리던
배가 고팠던 저녁
정선 아라리
당신,



 

     -《유심》2015년 7월호

 


우대식 시인/ 1965년 강원도 원주에서 출생하여 숭실대학교를 졸업하고 아주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현대시학』으로 등단하여 시집 『늙은 의자에 앉아 바다를 보다』 『단검』 『설산 국경』, 요절 시인 열 명의 대표시를 모은 『요절 시선』 등이 있다. 현재 평택 진위고등학교 교사로 재직 중이며 숭실대 국문과 겸임교수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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