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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낭송행복플러스(시와 함께 가는 행복한 삶)
나에게도 해바라기가 본문
나에게도 해바라기가
오정국
국도 끝을 딛고 서서
벌판으로도 가지 않고 강으로도 가지 않는
당최 이해할 수 없는 꼿꼿한 외줄기
저기에 뭘 견줘볼 것도 없고
자존이니 고독이니, 가당찮은 혁명을 부르짖을 일도 없는데
해바라기가
나에게도 해바라기가
무릎 꿇고 뉘우칠 통곡처럼 서 있다
삼복 염천의 한복판을 건너듯이
생은 언제나 못말랏던 것
내가 저를 붙잡아 흔들며
이번 생의 패착을 되짚어볼 일도 없을 텐데
다그칠 일도 없겠는데, 해바라기가
허리 굽혀 받들어 올릴
죄罪도 없이
서 있다
잠을 깰 때마다 여름이었고
삽을 들고 논둑을 다잡아놓듯이, 진흙을 처바르고
얼굴을 들 때마다
해바라기가
뜻밖의 제 자리를 찾아낸 듯이
풀이 풀을 뒤덮고
해바라기가
벌판을 건너가는 소낙비처럼
컨테이너를 타고 넘는 칡덩굴처럼
—《시로 여는 세상》2016년 겨울호
오정국 / 1956년 경북 영양 출생. 1988년 《현대문학》 추천으로 등단. 시집 『저녁이면 블랙홀 속으로』『모래 무덤』『내가 밀어낸 물결』『멀리서 오는 것들』『파묻힌 얼굴』. 문학 평론집『시의 탄생, 설화의 재생』『비극적 서사의 서정적 풍경』. 현재 한서대 미디어문예창작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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