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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아름다운 시편들/명시. 좋은시 (440)
시낭송행복플러스(시와 함께 가는 행복한 삶)
꽃잎 너머 김명리 새의 주검이 라일락 꽃그늘 위에 상한 꽃잎처럼 떨어져 있네 죽음 너머 꽃잎 너머랑 꽃그늘 속으로 난 길고 아득한 복도 같아서 간유리로 창문을 매단 물웅덩이가 공중에 자꾸만 생겨나는 것 같네 지워져가는 새의 무게를 라일락 꽃향기가 층층이 떠받치고 있으니까 애도가 종잇장처럼 가벼워지는 봄날 오후 만곡처럼 휩쓸리는 새의 영원을 햇빛은 지나가기만 할 뿐 바람은 스쳐 지나가기만 할 뿐 —계간 《문학동네》 2022년 여름호 -------------------- 김명리 / 1959년 대구 출생. 1984년 《현대문학》으로 등단. 동국대학교 국어국문학과 대학원 졸업. 시집 『물속의 아틀라스』 『물보다 낮은 집』 『적멸의 즐거움』 『불멸의 샘이 여기 있다』 『제비꽃 꽃잎 속』 등.
아아, 훈민정음 오세영 언어는 원래 신령스러워 언어가 아니고선 신神을 부를 수 없고 언어가 아니고선 영원永遠을 알 수 없고, 언어가 아니고선 생명을 감동시킬 수 없나니 태초에 이 세상은 말씀으로 지으심을 입었다 하나니라. 그러나 이 땅, 그 수많은 종족의 수많은 언어들 가운데 과연 그 어떤 것이 신의 부름을 입었을 손가. 마땅히 그는 한국어일지니 동방에서 이 세상 최초로 뜨는 해와 지는 해의 그 음양陰陽의 도가 한 가지로 어울렸기 때문이니라. 아, 한국어, 그대가 하늘을 부르면 하늘이 되고, 그대가 땅을 부르면 땅이, 인간을 부르면 인간이 되었도다. 그래서 어여쁜 그 후손들은 하늘과 땅과 인간의 이치를 터득해 ‘·’, ‘ㅡ’,‘ㅣ’ 세 글자로 모음 11자를 만들었고 천지조화天地造化, 오행운수五行運數, 그..
생각 카페 이 숲 생각을 찻잔에 넣어 저어본다 과거와 미래를 믹스한다 1초 동안 세계를 한 바퀴 돌고 돌다 흩어지는 생각의 조각들을 조율한다 이젠 지금 여기를 음미할 차례 가을에게 질문을 한다 죽음이 먼저 찾아올 때까지 언제까지 방치하면 될까 천천히 혹은 빠르게 생각이 빠져나가는 속력으로 늙어가는 일은 배웅일까 마중일까 내 앞에 나의 대역처럼 자투리 시간을 달고 있던 낙엽들 와르르 궁핍처럼 달려든 이유를 생각 이후에 찾아올 응급실에겐 묻지 않기로 한다 이럴 땐 음악보다 대화가 필요하다 그런데 힐끔 바라봐도 옆자리의 남자는 오래전에 금이 간 찻잔처럼 앉아 있다 생각이 아장아장 걸어오길 기다리는 중이다 탁자에 놓여있는 건 숫자놀이판 3이란 글자만 계속 만지작거리는 것을 보니 손이 머리보다 더 기억력이 좋다 ..
참치의 아가미 손택수 유영에 거추장스러울까 봐 거죽의 비늘을 다 떼어버렸다 횟집에서 어쩌다 속살에 박힌 비늘을 만난다면 수면 중에도 절반은 깨어있기 위해 비수로 저를 겨누고 있다고 보면 틀림없다 늦잠 버릇 어찌하지 못해 물 한 컵 마시고 잠이 들던 무렵 방광 끝에 모인 방울방울이 알람시계 바늘이었다 범람 직전 침에 찔려 아야야 깨어나는 한 방울로 간신히 기상을 하던 그 시절 참치 눈물酒 꽤나 마셨던가 아가미를 열었다 닫을 근육이 없어 바닷물 속 산소를 마시기 위해 잠시도 쉬지를 않고 질주를 한다는 참치 몸이 허들이었던 거다 제 몸을 장애물 삼아 건너뛰기를 하였던 거다 부처님도 수행에 방해가 된다고 해서 아드님 이름을 장애라 지었다지 장애를 부처로, 누가 호흡 하나에 운명을 거나 모세혈관 속 속까지 실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