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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아름다운 시편들/명시. 좋은시 (440)
시낭송행복플러스(시와 함께 가는 행복한 삶)
세상의 모든 시 곽재구 나는 강물을 모른다 버드나무도 모른다 내가 모르는 둘이 만나 강물은 버드나무의 손목을 잡아주고 버드나무는 강물의 이마를 쓸어준다 나는 시를 모른다 시도 나를 모른다 은하수 속으로 날아가는 별 하나 시가 내 손을 따뜻이 잡는다 어릴 적 아기 목동이었을 때 소 먹일 꼴을 베다 낫으로 새끼손톱 베었지 새끼손톱 두쪽으로 갈라진 채 어른이 되었지 시가 내 새끼손톱 만지작거리며 괜찮아 봉숭아 물들여 줄게 한다 나는 내 시가 강물이었으면 한다 흐르는 원고지 위에 시를 쓰다 저녁의 항구에서 모여드는 세상의 모든 시를 읽을 것이다 ⸺ 시집 『꽃으로 엮은 방패』(2021. 2) / 계간 《문파》 2021 겨울호 재수록, ------------------ 곽재구 / 1954년 광주 출생. 1981년 ..
생물학적인 눈물 (외 2편) 이재훈 바람은 바닷물을 뒤집고 바닷물을 따라 물고기들이 솟구친다. 햇빛에 몸을 기울이는 수중식물이 바닷물끼리 부딪히는 협곡에 숨어 줄기에 공기를 불어넣는다. 몰락의 길에는 비상구가 없다. 오랜 사랑이 없고 도륙과 생존만이 물속의 시간을 지배한다. 맑은 하늘 아래 아이가 뛰어놀고 씨앗들이 바람을 따라 잉태하는 땅. 순수한 길을 걸었다는 어떤 시인의 추악한 옷가슴을 보았을 때 원시의 바다를 생각한다. 오직 생존만이 도덕인 바다의 꿈틀거림. 미래를 점칠 수 없는 계절이 계속되고 가장 알량한 회개가 마음을 헤집는다. 수면 위로 솟구쳐올라 바위에 온몸을 부딪치는 눈물벼락. 남몰래 땅속을 흐르는 물주머니가 천둥처럼 얼굴에 달라붙는다. 넙치 이른 비가 하늘을 덮는다. 바닥에 납작 엎드린다..
저녁, 그 따뜻한 혀(외 1편) 전숙 폭풍우 지나간 폐허에 서서 누군가 말한다 생은 바람을 겪어내는 일이라고 저녁이 살금살금 기어오고 있다. 마중 나온 굴뚝 연기는 뒷짐 지고 서성이고 노을은 늘어지게 하품하는 하루를 핥는다. 뉘엿뉘엿 저물어가는 일상이 굽은 허리를 펴는 언저리에 저녁의 혀가 태어난다. 저녁을 안아주고 싶다고 생각한 적 있다 바람에 시달린 저녁이 집으로 돌아가는 길목 꽃 지는 목련나무는 모락모락 밥 냄새를 피우고 어느새 뭉클한 만복이 온몸에 퍼진다 저녁을 품기 위해 어둠은 넓어진다 어둠 침대에 하루치의 바람을 내려놓는 길고양이 관절 펴는 소리 낮아지는 숨소리 하루를 소화시키는 되새김질 소리 바람을 재우는 저녁의 소리는 혀처럼 부드럽다 하루를 쓸어주고 핥아준다 저녁의 형용사는 혀라고 달의 분..
수목정원9 장석남 번짐, 목련꽃은 번져 사라지고 여름이 되고 너는 내게로 번져 어느덧 내가 되고 나는 다시 네게로 번진다 번짐, 번져야 살지 꽃은 번져 열매가 되고 여름은 번져 가을이 된다 번짐, 음악은 번져 그림이 되고 삶은 번져 죽음이 된다. 죽음은 그러므로 번져서 이 삶을 다 환히 밝힌다 또 한번-저녁은 번져 밤이 된다 번짐, 번져야 사랑이지 산기슭의 오두막 한채 번져서 봄 나비 한마리 날아온다 장석남/ 1965년 인천 덕적에서 출생하여 인하대 대학원에서 공부한 후 현재 한양여대 문예창작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1987년 경향신문 신춘문예에 '맨발로 걷기'가 당선되어 등단하였으며 1991년 첫 시집 '새떼들에게로의 망명'으로 김수영문학상을 수상하였고 1995년에 두 번째 시집 '지금은 간신히 아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