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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아름다운 시편들 (730)
시낭송행복플러스(시와 함께 가는 행복한 삶)
거대한 밭 (외 2편) 손 음 깡마른 손 하나가 채소밭 하나를 밀고 간다 불구덩이 땡볕을 이고 오직 밭고랑을 밀고 간다 내리 딸자식만 일곱을 둔 거북 등짝 같은 할머니가 한여름 찢어대는 매미 소리를 이고 시퍼렇게 돋아나는 잡초를 밀고 간다 잡초들은 믿기지 않는 광기를 뿜어내며 할머니를 에워싼다 할머니는 호미 한 자루로 밭을 지키려 한다 상추와 호박과 고구마 속에서 열무와 고추와 가지 속에서 할머니는 진저리를 치며 호미질을 한다 진저리치는 만큼 잡초들은 자란다 전속력으로 자란다 상추와 호박과 고구마와 잡초와 열무와 고추와 잡초와 할머니가 서로가 서로를 저항하면서 자란다 이런 오살할! 욕이란 욕 다 얻어먹어 가며 비로소 여름은 완성되고 있다 고백 비가 내리고 수제비 뽀얀 국물이 빗소리로 들끓는다 선반에는 먼..
늘, 혹은 때때로 조병화 늘 혹은 때때로 생각나는 사람이 있다는 건 얼마나 생기로운 일인가 늘 혹은 때때로 보고 싶은 사람이 있다는 건 얼마나 즐거운 일인가 카랑카랑 세상을 떠나는 시간들 속에서 늘 혹은 때때로 그리워지는 사람이 있다는 건 얼마나 인생다운 일인가 그로 인하여 적적히 비어있는 이 인생을 가득히 채워가며 살아갈 수 있다는 건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가까이, 멀리, 때로는 아주멀리 보이지 않는 그 곳에서라도 끊임없이 생각나고 보고 싶고 그리워지는 사람이 있다는 건 얼마나 지금 내가 아직도 살아 있다는 명확한 확인인가 아, 그러한 네가 있다는 건 얼마나 따사로운 나의 저녁 노을인가 조병화/1921-2003 경기안성. 1950년대 대표하는 한국문학가. 데뷔 1949년 시집 '버리고 싶은 유산' 19..
오막살이 집 한 채 장석남 나의 가슴이 요정도로만 떨려서는 아무것도 흔들 수 없 지만 저렇게 멀리 있는, 저녁빛 받는 연(蓮) 잎이라든가 어 둠에 박혀오는 별이라든가 하는 건 떨게 할 수 있으니 내려 가는 물소리를 붙잡고서 같이 집이나 한채 짓자고 앉아 있 는 밤입니다 떨림 속에 집이 한 채 앉으면 시라고 해야 할 지 사원이라 해야 할지 꽃이라 해야 할지 아님 당신이라 해 야 할지 여전히 앉아 있을 뿐입니다 나의 가슴이 이렇게 떨리지만 떨게 할 수 있는 것은 멀고 멀군요 이 떨림이 멈추기 전에 그 속에 집을 한 채 앉히는 일이 내 평생의 일인 줄 누가 알까요 ㅡ 시집 『뺨에 서쪽을 빛내다』 , (창비, 2010) 장석남 시인/ 1965년 인천 덕적에서 출생하여 인하대 대학원에서 공부한 후 현재 한양여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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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경남신문 신춘문예 '시' 당선작] 냄비의 귀 / 장이소 뜨거운 냄비의 귀를 잡다가 내 귀를 잡았다 순간이 순간에 닿는다 귀 하나 떨어진 양은냄비를 안고 골목을 지난다 삼삼오오, 얼룩이를 가리킨다 얼룩이는 번쩍번쩍 얼룩덜룩하다 고흐는 왼쪽 귀를 자르고 왼쪽으로 들었을까, 어떻게 오른쪽을 들었을까 당신은 떨어진 귀를 버리지 못한 사람 뚜껑을 마저 잃고 배가 된 사람 이마는 당신이 키우던 물고기 떨어진 귀는 물고기의 어디쯤일까 귀를 기울인다 귀는 기울기 물고기가 지느러미를 자른다 어디나 그런 귀 하나쯤 있다 절반이 절반에 매달려 가운데를 안고 돌면 떨어진 한쪽을 위해 두 배속 태엽을 감는다 꼬리에 풀리는 물무늬 아가미로 쏟아지는 물살 삼킨 것들이 중심을 세운다 멱을 잡고 중심을 도는 것은 붙잡지 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