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
1 | 2 | 3 | 4 |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 31 |
- 시낭송아카데미
- 허준
- 문학
- 축시낭송
- 윤동주
- 애송시
- 한국명시낭송예술인연합회
- 현대시
- 이서윤시낭송
- 강서구민회관시낭송
- 시낭송
- 장수길
- 한국명시
- 이서윤
- 한국명시낭송
- 이서윤 시인
- 이서윤 시낭송
- 명시
- 한국명시낭송클럽
- 허준박물관
- 명시낭송
- 풍경이 있는시
- 세계명시
- 시낭송행복플러스
- 풍경이 있는 시
- 신춘문예
- 좋은시
- 시인
- 동의보감
- 강서구민회관 시낭송반
- Today
- Total
목록세계명시 (187)
시낭송행복플러스(시와 함께 가는 행복한 삶)
인연서설 문병란 꽃이 꽃을 향하여 피어나듯이 사람과 사람이 서로 사랑하는 것은 그렇게 묵묵히 서로를 바라보는 일이다 물을 찾는 뿌리를 안으로 감춘 채 원망과 그리움을 불길로 건네며 너는 나의 애달픈 꽃이 되고 나는 너의 서러운 꽃이 된다 사람은 저만치 피어 있는 한 송이 풀꽃 이 애틋한 몸짓 서로의 빛깔과 냄새를 나누어 가지며 사랑은 가진 것 하나씩 잃어 가는 일이다 각기 다른 인연의 한끝에 서서 눈물에 젖은 정한 눈빛 하늘거리며 바람결에도 곱게 무늬 지는 가슴 사랑은 서로의 눈물 속에 젖어 가는 일이다 오가는 인생길에 애틋이 피어났던 너와 나의 애달픈 연분도 가시덤불 찔레꽃으로 어우러지고 다하지 못한 그리움, 사랑은 하나가 되려나 마침내 부서진 가슴 핏빛 노을로 타오르나니 이 밤도 파도는 밀려와 잠 못..
모과의 방 손택수 향이 나지 않아 속이 썩은 것 같다고 해서 얻어온 모과 제 방에 들어오니 향이 살아납니다 향이 없었던 게 아니라 방이 너무 컸던 거에요 애옥살이 제 방에 오니 모과가 방만큼 커졌어요 방을 모과로 바꾸었어요 여기 잠시만 앉았다 가세요 혹시 알아요 누가 당신을 바짝 당겨 앉기라도 할지, 이게 무슨 향인가 하고요 그때 잠시 모과가 되는 거죠 살갗 위에 묻은 끈적한 진액이 당신을 붙들지도 몰라요 이런, 저도 어찌할 수 없는 고독의 즙이랍니다 오세요, 누릴 수 있는 평수가 몇 발짝 되지 못해도 죽은 향이 살아나라 웅크린 방 ⸺계간 《시와 사람》 2021년 겨울호 ------------------ 손택수 / 1970년 전남 담양 출생. 1998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 시집 『호랑이 발자..
횡천(橫川) 이창수 시냇물이 옆으로 흘렀네 마을에 식자가 있어 횡천이라 불렀네 시냇물 따라 버드나무가 심어졌고 버드나무는 새와 구름 불러왔네 냇가에 작은 술집도 생겼다네 술 취한 사람들이 옆으로 걸었네 횡천 거슬러 올라가면 푸른 학 날아다니는 청학동이 나온다네 시절이 하 수상해지면 순한 사람들이 청학동에 들어와 살았네 사나운 도적들이 찾아왔지만 나무꾼이 되거나 다시 돌아갔다네 횡천에 다리가 놓이고 시장이 섰네 길이 포장되고 자동차가 다니기 시작했네 사람들도 앞만 보고 걸었네 구불구불 길도 직선으로 바뀌고 논도 밭도 바둑판이 되었다네 사람들은 직선을 숭배했네 그러든 말든 횡천은 옆으로만 흘렀다네 횡천 가로질러 그물이 쳐 있었으나 아무것도 걸리지 않았다네 강물에 일월성신日月星辰 희미하게 보였지만 그건 아무나..
〔한국현대대표시모음〕 이서윤 시낭송 내가 만난 사람은 모두 아름다웠다 이기철 잎 넓은 저녁으로 가기 위해서는 이웃들이 더 따뜻해져야 한다 초승달을 데리고 온 밤이 우체부처럼 대문을 두드리는 소리를 듣기 위해서는 채소처럼 푸른 손으로 하루를 씻어놓아야 한다 이 세상에 살고 싶어서 별을 쳐다보고 이 세상에 살고 싶어서 별 같은 약속도 한다 이슬 속으로 어둠이 걸어 들어갈 때 하루는 또 한 번의 작별이 된다 꽃송이가 뚝뚝 떨어지며 완성하는 이별 그런 이별은 숭고하다 사람들의 이별도 저러할 때 하루는 들판처럼 부유하고 한해는 강물처럼 넉넉하다 내가 읽은 책은 모두 아름다웠다 내가 만난 사람도 모두 아름다웠다 나는 낙화만큼 희고 깨끗한 발로 하루를 건너가고 싶다 떨어져서도 향기로운 꽃잎의 말로 내 아는 사람에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