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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신춘문예 (88)
시낭송행복플러스(시와 함께 가는 행복한 삶)
생물학적인 눈물 (외 2편) 이재훈 바람은 바닷물을 뒤집고 바닷물을 따라 물고기들이 솟구친다. 햇빛에 몸을 기울이는 수중식물이 바닷물끼리 부딪히는 협곡에 숨어 줄기에 공기를 불어넣는다. 몰락의 길에는 비상구가 없다. 오랜 사랑이 없고 도륙과 생존만이 물속의 시간을 지배한다. 맑은 하늘 아래 아이가 뛰어놀고 씨앗들이 바람을 따라 잉태하는 땅. 순수한 길을 걸었다는 어떤 시인의 추악한 옷가슴을 보았을 때 원시의 바다를 생각한다. 오직 생존만이 도덕인 바다의 꿈틀거림. 미래를 점칠 수 없는 계절이 계속되고 가장 알량한 회개가 마음을 헤집는다. 수면 위로 솟구쳐올라 바위에 온몸을 부딪치는 눈물벼락. 남몰래 땅속을 흐르는 물주머니가 천둥처럼 얼굴에 달라붙는다. 넙치 이른 비가 하늘을 덮는다. 바닥에 납작 엎드린다..
수목정원9 장석남 번짐, 목련꽃은 번져 사라지고 여름이 되고 너는 내게로 번져 어느덧 내가 되고 나는 다시 네게로 번진다 번짐, 번져야 살지 꽃은 번져 열매가 되고 여름은 번져 가을이 된다 번짐, 음악은 번져 그림이 되고 삶은 번져 죽음이 된다. 죽음은 그러므로 번져서 이 삶을 다 환히 밝힌다 또 한번-저녁은 번져 밤이 된다 번짐, 번져야 사랑이지 산기슭의 오두막 한채 번져서 봄 나비 한마리 날아온다 장석남/ 1965년 인천 덕적에서 출생하여 인하대 대학원에서 공부한 후 현재 한양여대 문예창작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1987년 경향신문 신춘문예에 '맨발로 걷기'가 당선되어 등단하였으며 1991년 첫 시집 '새떼들에게로의 망명'으로 김수영문학상을 수상하였고 1995년에 두 번째 시집 '지금은 간신히 아무도..
여기부터는 사유지이니 무단출입을 금합니다 김미정 새들이 허공을 찢고 날아간다 모서리가 모서리를 밀어낼 때 이곳, 사유지는 무엇을 먹고 넓어지나 몇 개의 밤을 더 건너야 무단출입할 수 있을까 생각이 출구를 찾다가 입구가 되어버린 날들 방향은 잃어버린 지 오래다 자전거가 뒹굴고 구겨지는 골목이에요 떠나간 신발이 오늘의 날씨예요 죽은 꿈과 깨진 창문의 언어가 필요한가요 둘레를 걷는 건 위태로워요 반복이 달리는 동안 눈물을 남발하는 사유지들, 안인지 밖인지 모르는 발자국이에요 되돌아오는 무표정은 최선의 모습일까 어제의 나무들이 환하다 아프고 날마다 씁쓸하기만 한 회색구름을 추가하기 위해 안녕을 이마에 붙이고 깃발을 따라가는 새들의 날개를 어떻게 해야 할까? ⸺계간 《시와 함께》 2021년 여름호 --------..
토란잎에 떨어지는 빗방울 신승철 오랜만에 토란잎에 떨어져 구르는 빗방울 반가움에 하나인가, 둘인가, 셋인가 흥얼대듯 셈을 하나 점점 셀 수가 없네. 방향도, 처소도 없는 빗방울 수정 빛 똑같은 모양의 빗방울 신기루 같은 이 기억에서 자꾸 미끄러져 나가 가만히 이대로는 무엇도 셀 수가 없네. 이 몸이 품고 있던 혓바닥도, 언어도 어이없이 실종이 되어 지금은 너에게 어떤 말도 붙이기가 어렵게 되었네. 한도 없이 토란잎에 떨어져 구르는 빗방울 토란잎 좁고 여린 목덜미 쪽으로 모다 스미듯 내려들 가고 있네. 빗방울에 젖어도, 젖어도 결코 젖는 일이 없는 청정(淸淨) 토란잎 숨을 곳도 없어 벌거벗은 그 몸으로 위아래도 없이 위아래로 온종일 바람에 너울대며 시나브로 울려오는 야릇한 기쁨에 취해 ⸺계간 《문학청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