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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신춘문예 (88)
시낭송행복플러스(시와 함께 가는 행복한 삶)
크고 둥근 식탁 문성해 난 크고 둥근 식탁을 주문하고 싶어 아무래도 열대우림의 원목들이 좋겠지 꼭 바다를 건너 온 놈이었음 해 태풍의 심장도 더듬어 보고 흰수염 고래의 물기둥에도 이력이 나 있는 이왕이면 아침에 켠 원목이면 더욱 좋겠지 비바람에도 끄떡없는 가지로 네 개의 다리를 만들고 푸른 이파리의 화관을 둘러본 둥치로 상판을 만들 테야 당신은 그 위로 새둥지 같은 장바구니를 매번 얹을 테지 계란과 풋것들이 홈타운인 양 술렁거리는 좁은 집안 가득 찬 그것과 동거한다면 모든 밤이 후끈한 열대야 같을 거야 자고 나면 끼니가 오는 것과 새벽의 식탁에 어린 부엉이처럼 앉은 당신이 희고 둥근 하품을 뭉게뭉게 빚어내는 것도 신기할 거야 난 비바람과 칡넝쿨이 번갈아 업어 키운 크고 둥근 물푸레나무 식탁을 가지고 싶어..
아름다운 영혼을 위한 소나타* 이병일 땅을 파야합니다 봄엔 더 죽을 것도 없으니까 씨앗을 뿌려야 하겠지요 더 이룰 것도 없는 몸이니까 땅을 밟아야 하겠지요 세상이 어떠한지 묻지 않았지요 그냥 조용히 밤의 거인이 크게 자라지 않도록 한가지 노래를 고상하게 불렀겠지만 달라질 것이 있다면 거미에게 갉아 먹혀도 새는 새 몸으로 날아온다는 것이죠 손가락으로 눌러 죽일 벌레가 많으면 마음이 울렁거리지 않죠 땅에 몸을 맡기지 않으면 봄이 온다고 믿지 않게 돼요 사랑을 위해 쇄골 숨을 크게 돌렸다지요 피를 아홉 번이나 흘렸다는 것에 기꺼워하면서 죽음 따위 두려워하지 않았죠 왜냐하면 바위 언덕에 수수 씨를 뿌리며 맨발로 땅을 밟았거든요 땅을 예쁘게 밟으면 뺨과 이마 위에서 기쁨이 솟는대요 아, 세상 모든 것과 통하는 이..
나무를 맛있게 먹는 풀코스법 (외 4편) 이윤설 비린 게 무지하게 먹고팠을 뿐이어요 슬펐거든요 울면서 마른나무 잎을 따 먹었죠 전어튀김처럼 파삭 부서졌죠 사실 나무를 통째로 먹기는 제 입 턱없이 조그마했지만요 앉은 자리에서 나무 한 그루 깨끗이 아작냈죠 멀리 뻗은 연한 가지는 똑똑 어금니로 끊어 먹고 잎사귀에 몸 말고 잡든 매미 껍질도 이빨 새에 으깨어졌죠 뿌리째 씹는 순서 앞에서 새알이 터졌나? 머리 위에서 새들이 빙빙 돌면서 짹짹거렸어요 한입에 넣기에 좀 곤란했지만요 닭다리를 생각하면 돼요 양손에 쥐고 좌-악 찢는 거죠 뿌리라는 것들은 닭발 같아서 뼈째 씹어야 해요 오도독 오도독 물렁뼈처럼 씹을수록 맛이 나죠 전 단지 살아 있는 세계로 들어가고팠을 뿐이었어요 나무 한그루 다 먹을 줄, 미처 몰랐다구요..
엄마는 저렇게 걸어오지 않는다 노혜진 예순두 살에 뽀얀 속살입니다 시야각으로 알아볼 수 있습니다 다 벗고 만날 수 있고 온몸을 훑고도 괜찮아요 엄마는 때수건과 우유를 손에 들고 옵니다 우리는 깨끗해집니다 두꺼운 발톱과 무좀을 병이라 부릅니다 탕의 수증기는 소리와 이야기를 불러 모읍니다 "그 발톱으로 네일 숍에 왔대" 동료들이 웃었습니다 회사에서는 엄마 얘기만 합니다 아빠 얘기만 하는 동료에게 묻지 않았습니다 "엄마가 없니?" 질문은 되돌려집니다 알고도 모르는 것들을 생각합니다 동료를 엄마라고 불렀습니다 아차 하면서 재채기처럼 웃었습니다 자꾸 새어나오는 웃음만큼 웃음거리들이 쉽게 배어나오는 회사입니다 제가 오늘 재채기를 했던가요 바디 클롄저에서 수영장 냄새가 납니다 미즈노 루리코의 '헨젤과 그레텔의 섬'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