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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한국명시 (113)
시낭송행복플러스(시와 함께 가는 행복한 삶)
여기부터는 사유지이니 무단출입을 금합니다 김미정 새들이 허공을 찢고 날아간다 모서리가 모서리를 밀어낼 때 이곳, 사유지는 무엇을 먹고 넓어지나 몇 개의 밤을 더 건너야 무단출입할 수 있을까 생각이 출구를 찾다가 입구가 되어버린 날들 방향은 잃어버린 지 오래다 자전거가 뒹굴고 구겨지는 골목이에요 떠나간 신발이 오늘의 날씨예요 죽은 꿈과 깨진 창문의 언어가 필요한가요 둘레를 걷는 건 위태로워요 반복이 달리는 동안 눈물을 남발하는 사유지들, 안인지 밖인지 모르는 발자국이에요 되돌아오는 무표정은 최선의 모습일까 어제의 나무들이 환하다 아프고 날마다 씁쓸하기만 한 회색구름을 추가하기 위해 안녕을 이마에 붙이고 깃발을 따라가는 새들의 날개를 어떻게 해야 할까? ⸺계간 《시와 함께》 2021년 여름호 --------..
토란잎에 떨어지는 빗방울 신승철 오랜만에 토란잎에 떨어져 구르는 빗방울 반가움에 하나인가, 둘인가, 셋인가 흥얼대듯 셈을 하나 점점 셀 수가 없네. 방향도, 처소도 없는 빗방울 수정 빛 똑같은 모양의 빗방울 신기루 같은 이 기억에서 자꾸 미끄러져 나가 가만히 이대로는 무엇도 셀 수가 없네. 이 몸이 품고 있던 혓바닥도, 언어도 어이없이 실종이 되어 지금은 너에게 어떤 말도 붙이기가 어렵게 되었네. 한도 없이 토란잎에 떨어져 구르는 빗방울 토란잎 좁고 여린 목덜미 쪽으로 모다 스미듯 내려들 가고 있네. 빗방울에 젖어도, 젖어도 결코 젖는 일이 없는 청정(淸淨) 토란잎 숨을 곳도 없어 벌거벗은 그 몸으로 위아래도 없이 위아래로 온종일 바람에 너울대며 시나브로 울려오는 야릇한 기쁨에 취해 ⸺계간 《문학청춘》 ..
허만하의 「깊이의 순수」 감상 / 이규열 깊이의 순수 허만하 돌 안에 고여 있는 시간이 광물질에 동화하여 침묵하고 있을 때, 고뇌 안에 쌓여 있는 슬픔은 비티아즈 해연 깊이가 된다. 빛이 뚫지 못하는 투명한 물의 두께가 만드는 어둠의 깊이에서, 생명은 스스로 형광을 만들며, 암흑에 저항한다. 에베레스트 산정에서 공기의 희박을 느끼고 쓰러진 인간이 높이를 깨닫듯, 조여드는 어둠의 농도로 최후의 숨 가쁨을 느끼는 물의 깊이. 밤하늘 시름 하나, 별똥별 무게로 바다 밑바닥에 가라앉는 깊이. 슬픔과 고뇌를 초월한 명석한 깊이의 순수. -시집 『언어 이전의 별빛』에서 ....................................................................................
봄날에 연애 양선희 봄을 타시나 봐요 당신도 타고 싶어요 사나운 꿈을 연명장치처럼 붙들고 산 날 흔들린다 그가 내 집을 물어뜯는다 구멍을 만든다 새순을 꿈꾸는 나 끄집어낸다 그가 나의 골 깊은 겨울을 벗기고, 씻긴다 내 몸 샅샅이 색들이 살아난다 봄 탄다 ⸺시집 『봄날에 연애』 2021년 7월 ------------------- 양선희 / 1960년 경남 함양 출생. 서울예술대학 문예창작과 졸업. 1987년 계간 《문학과 비평》으로 등단. 1997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시나리오 당선. 시집 『일기를 구기다』 『그 인연에 울다』 『봄날에 연애』 . 장편소설 『사랑할 수 있을 때 사랑하라』. 외 에세이집 3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