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
1 | 2 | 3 | 4 |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 31 |
- 한국명시낭송예술인연합회
- 강서구민회관 시낭송반
- 시낭송아카데미
- 이서윤 시인
- 윤동주
- 한국명시낭송
- 강서구민회관시낭송
- 이서윤시낭송
- 허준박물관
- 명시낭송
- 현대시
- 시낭송
- 신춘문예
- 풍경이 있는 시
- 이서윤 시낭송
- 세계명시
- 시인
- 이서윤
- 축시낭송
- 문학
- 허준
- 명시
- 한국명시
- 동의보감
- 좋은시
- 애송시
- 한국명시낭송클럽
- 시낭송행복플러스
- 장수길
- 풍경이 있는시
- Today
- Total
목록한국명시 (113)
시낭송행복플러스(시와 함께 가는 행복한 삶)
문숙의 「거울」 감상 / 박미산 거울 문 숙 수족관 물고기들은 상처가 많다 가까이 있는 물고기를 벽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남아도는 먹이 앞에서도 서로 물고 뜯고 싸운다 눈을 파먹히고 지느러미가 잘려도 싸움을 멈추지 않는다 제 것을 고집하느라 제 몸에 끝없이 상처를 낸다 수족관 한 귀퉁이에는 텅텅 불은 먹이가 오물처럼 썩어 간다 한 아이가 수족관 밖에서 물고기를 관찰하며 웃는다 누가 내 바깥에서 나를 훔쳐보고 있다 .......................................................................................................................................................................
상자 속 상자의 세계 하린 방 한가운데에 상자를 놓고 상자 속에 또 상자를 넣는 사람의 마음을 생각한다 취급주의가 써져 있으면 좋으련만 열 때 울지 마, 열고 나서 웃지 마, 라고 써져 있으니 도대체 애인은 무엇을 보낸 걸까 돌아온 것이 베개가 기억하던 한숨이라면 옆구리가 갑자기 갖게 된 광장이라면 머뭇거릴 필요 없었을 게다 차라리 죽은 이가 죽기 이틀 전에 보낸 상자라면 심호흡을 하고 죄책감을 품에 안으면 된다 그런데 상자 안에 상자라니 감정 안에 감정이라니 내가 당신에게 보낸 건 시나 일기 같은 가벼운 것들뿐인데 흔들고 귀를 대보면 기척이 난다 만약 돌멩이가 들어있다면 기꺼이 난 심장이 있는 왼쪽 가슴을 내어줄 것이고 음산한 분위기를 먹고 자란 음지식물이라면 식물이 화를 내도 다 받아줄 텐데 자학과 ..
세상의 모든 시 곽재구 나는 강물을 모른다 버드나무도 모른다 내가 모르는 둘이 만나 강물은 버드나무의 손목을 잡아주고 버드나무는 강물의 이마를 쓸어준다 나는 시를 모른다 시도 나를 모른다 은하수 속으로 날아가는 별 하나 시가 내 손을 따뜻이 잡는다 어릴 적 아기 목동이었을 때 소 먹일 꼴을 베다 낫으로 새끼손톱 베었지 새끼손톱 두쪽으로 갈라진 채 어른이 되었지 시가 내 새끼손톱 만지작거리며 괜찮아 봉숭아 물들여 줄게 한다 나는 내 시가 강물이었으면 한다 흐르는 원고지 위에 시를 쓰다 저녁의 항구에서 모여드는 세상의 모든 시를 읽을 것이다 ⸺ 시집 『꽃으로 엮은 방패』(2021. 2) / 계간 《문파》 2021 겨울호 재수록, ------------------ 곽재구 / 1954년 광주 출생. 1981년 ..
지란지교를 꿈꾸며 유안진 저녁을 먹고 나면 허물없이 찾아가 차 한 잔을 마시고 싶다고 말할 수 있는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 입은 옷을 갈아입지 않고 김치 냄새가 좀 나더라도 흉보지 않을 친구가 우리 집 가까이에 있었으면 좋겠다 비 오는 오후나, 눈 내리는 밤에 고무신을 끌고 찾아가도 좋을 친구, 밤늦도록 공허한 마음도 마음 놓고 열어 보일 수 있고 악의 없이 남의 얘기를 주고받고 나서도 말이 날까 걱정되지 않는 친구가.... 사람이 자기 아내나 남편, 형제나 제 자식 하고만 사랑을 나눈다면 어찌 행복해 질 수 있으랴. 영원이 없을수록 영원을 꿈꾸도록 서로 돕는 진실한 친구가 필요하리라 그가 여성이어도 좋고 남성이어도 좋다. 나보다 나이가 많아도 좋고 동갑이거나 적어도 좋다. 다만 그의 인품이 맑은 강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