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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아름다운 시편들/명시. 좋은시 (440)
시낭송행복플러스(시와 함께 가는 행복한 삶)
이불속에 들어오지 못하는 발자국으로 세상에서 가장 솔직한 표현이 가능합니다 믿을 게 됩니다 눈을 감아도 표현됩니다 한숨과는 다른 표현이 가능합니다 가로등 불빛이 꺼져도 표현됩니다 여보세요, 이렇게 말입니다 발자국은 솔직해서 참 푸릅니다 나를 모른 체하지 않아서 푸르고 오월입니다 오월의 눈밭에서 나는 나의 감정을 믿지만 그리고 걷지만 누구의 귀에도 들리지 않는 솔직함일 뿐입니다 울 것 같다면 그것은 대상에 대한 마음이 깊지 않기 때문입니다 깊으면 울어지지 않습니다 다만 옳은 길을 걷고 있다면 울어집니다 미안합니다 말도 못 해보고 아프다면 감정을 잘 따라가고 있는 사람입니다 길에게도 나이가 있고 길에게도 체력이 있습니다 감정을 잘 따라가면 그 길은 피곤한 길이 됩니다 어쩌겠습니까 그런다고 어쩌겠습니까 발자국..
한 고요가 벌떡 일어나 한 고요의 따귀를 때리듯 이별은 그렇게 맨발로 오고, 이별은 그렇게 가장 아름다운 낱말들의 귀를 자르고 외눈박이 외로움이 외눈박이 외로움의 왼쪽 가슴에 방아쇠를 당길 듯 당길 듯 까마귀 나는 밀밭 너머 솟구치는 캄캄한 사이프러스, 거기 아무도 없소? 아무도… ⸻계간 《시와 세계》 2020년 여름호 ------------ 강현국 / 1949년 경북 상주 출생. 1976년 《현대문학》 등단. 시집 『구병산 저 너머』외, 시론집 『시의 이해』 외, 평론집 『내 손발의 품삯이 얼마나 송구스럽던지』 외, 산문집 『고요의 남쪽』 외. 현재 《시와 반시》 주간.
검은 봄 이영광 나는 칼이요 분열이요 전쟁이다 사랑과 통합과 연대의 적이다 나는 찌르고 파괴하고 흩날린다 나는 가장 작고 가장 크며 가장 보이지 않는다 변함없이 따사롭다 피 흘리는 가슴이요 찢어지는 아픔이며 나를 모르는 격투다 나는 가르고 나누고 뜯는다 숨 막히는 사이와 절벽 같은 거리를 짓고 상처와 이별을 생성하며 가장 잘 보이지 않는다 나는 처음처럼 나타난다 나는 병이고 약이며 고통이다 자연이요 문명이요 생명이다 나는 죽이고 살리고 허물며 세운다 규범 없는 세계를, 세계 없는 규범을 세우고, 허물고 살리며 죽인다 나는 폐허이고 천국이다 나는 지옥이며 평화다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또한 코로나의 이름으로, 나는 따사로운 저주이다 이름 없는 모든 것으로 이름 아닌 모든 것으로 ⸻시 전문 계간 《발..
혼자 사는 집 강성은 여름이 되자 이웃의 누군가 우리 집 마당 한 귀퉁이 바다로 이어지는 길을 이용해도 되겠냐고 그러라고 했더니 다음 날부터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평상을 펴고 수영복을 입고 모래찜질을 하고 마당이 자꾸 넓어지는 것 같고 아는 동생이 거기서 음료를 팔아도 되겠냐고 하고 그러고 보니 바다가 너무 가까이 있고 여름을 닫고 싶어 나는 대문을 잠가버릴까 하고 커다란 자물쇠를 사 왔는데 문에 걸지를 못하고 이 집의 주인은 나인데 여름의 주인은 아닌 것 같고 바다가 내 집을 통과해야 나온다는 걸 미처 모르고 있었다 바다는 계속 그곳에 있는데 미처 모르고 있었다 겨울이 얼마나 긴지 바다가 얼마나 사나운지 아무도 없는 겨울 바다를 나 혼자 보고 있다 ⸻계간 《창작과비평》 2020년 여름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