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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아름다운 시편들 (730)
시낭송행복플러스(시와 함께 가는 행복한 삶)
밝은 연못 서대선 연못에 넣어준 붕어 몇 마리 저들끼리 짝을 맞춰 알을 낳았던가, 둥글게 퍼지는 파문 속, 고물거리는 물고기 새끼 있었네. 밤이면 하늘에 자욱이 뜬 별들이 자잘한 목숨들 찾아다니며 한 마리씩 눈을 찍어 주고가나 본데, 눈 뜬 새끼 물고기들은 또, 그것들이 처음 본 하늘을 연못에 불러다놓곤 했었네. 우리 집 밤 연못엔 막 태어난 물고기 새끼들이 처음 본 하늘을 더 잘 보려고 등불, 등불을 밝히는 것 같았는데 화안하게 밝은 연못 하나가 만들어지곤 했었는데… ⸺격월간 《현대시학》 2021년 11-12월호 ---------------- 서대선 / 경북 달성 출생. 2013년 《시와 시학》으로 등단. 시집 『레이스 짜는 여자』 『빙하는 왜 푸른가』. 시 평론집 『히말라야를 넘는 밤새들』. 신구대학..
근육들(외 1편) 마경덕 근육을 소비하고 순식간에 사라지는 소낙비, 근육이 빠진 어느 정치인의 공약처럼 바닥에 뒹군다 몸집을 키운 사내들이 괴물처럼 변해버린 육체를 전시 중이다 전봇대를 붙잡고 버티는 헬스클럽 광고지, 비에 젖은 종이의 근육도 만만치 않다 선거 벽보를 장식하던 노인의 이름에도 근육이 있었다 소나기처럼 찾아온 권력은 자주 뉴스에도 등장했다 쉽게 무너지지 않는 하늘이 있었다 화폐의 근육으로 터질 것 같은 금고들, 인맥이 촘촘한 저 노인도 화폐 속에 숨은 질긴 실처럼 자신의 전부를 은폐했다 바다의 근육으로 쫄깃한 모둠회가 나오기 전 쓰키다시로 등장한 흐물흐물한 연두부, 이 빠진 노인 같다 입속에 살던 서슬 푸른 호령은 퇴화하고 혀의 걸음도 어눌한 기억은 누수되고 한도 초과인 노인의 카드..
모과의 방 손택수 향이 나지 않아 속이 썩은 것 같다고 해서 얻어온 모과 제 방에 들어오니 향이 살아납니다 향이 없었던 게 아니라 방이 너무 컸던 거에요 애옥살이 제 방에 오니 모과가 방만큼 커졌어요 방을 모과로 바꾸었어요 여기 잠시만 앉았다 가세요 혹시 알아요 누가 당신을 바짝 당겨 앉기라도 할지, 이게 무슨 향인가 하고요 그때 잠시 모과가 되는 거죠 살갗 위에 묻은 끈적한 진액이 당신을 붙들지도 몰라요 이런, 저도 어찌할 수 없는 고독의 즙이랍니다 오세요, 누릴 수 있는 평수가 몇 발짝 되지 못해도 죽은 향이 살아나라 웅크린 방 ⸺계간 《시와 사람》 2021년 겨울호 ------------------ 손택수 / 1970년 전남 담양 출생. 1998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 시집 『호랑이 발자..
손미의 「한마음 의원」 감상 / 나민애 한마음 의원 손 미 (1982~ ) 흰 달이 돌던 밤 의원에 누워 있는 너의 머리에 수건을 얹어 주었다 거기에 내가 들어 있지 않았다 밖에서 아이들이 공을 찼고 너는 머리통을 움켜쥐었다 다큐멘터리에서는 방금 멸종된 종족을 보여 주었다 우리는 끝까지 살아남을 수 있을까 안 사랑하는데 여기 있어도 될까 머리와 머리가 부딪혀 깨지는데 흰 달이 도는데 네가 누워 있는 여기로 아무도 오지 않았다 수건을 다른 방향으로 접어 너의 머리에 얹어 주었다 병이 없었다 그래서 우리는 슬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