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
1 | 2 | 3 | 4 |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 31 |
- 허준박물관
- 허준
- 시인
- 윤동주
- 문학
- 이서윤시낭송
- 풍경이 있는 시
- 이서윤 시인
- 시낭송아카데미
- 이서윤 시낭송
- 신춘문예
- 축시낭송
- 장수길
- 세계명시
- 시낭송행복플러스
- 한국명시
- 명시
- 현대시
- 시낭송
- 좋은시
- 강서구민회관 시낭송반
- 애송시
- 동의보감
- 한국명시낭송
- 이서윤
- 한국명시낭송예술인연합회
- 풍경이 있는시
- 명시낭송
- 한국명시낭송클럽
- 강서구민회관시낭송
- Today
- Total
목록아름다운 시편들 (730)
시낭송행복플러스(시와 함께 가는 행복한 삶)
세상의 모든 시 곽재구 나는 강물을 모른다 버드나무도 모른다 내가 모르는 둘이 만나 강물은 버드나무의 손목을 잡아주고 버드나무는 강물의 이마를 쓸어준다 나는 시를 모른다 시도 나를 모른다 은하수 속으로 날아가는 별 하나 시가 내 손을 따뜻이 잡는다 어릴 적 아기 목동이었을 때 소 먹일 꼴을 베다 낫으로 새끼손톱 베었지 새끼손톱 두쪽으로 갈라진 채 어른이 되었지 시가 내 새끼손톱 만지작거리며 괜찮아 봉숭아 물들여 줄게 한다 나는 내 시가 강물이었으면 한다 흐르는 원고지 위에 시를 쓰다 저녁의 항구에서 모여드는 세상의 모든 시를 읽을 것이다 ⸺ 시집 『꽃으로 엮은 방패』(2021. 2) / 계간 《문파》 2021 겨울호 재수록, ------------------ 곽재구 / 1954년 광주 출생. 1981년 ..
지란지교를 꿈꾸며 유안진 저녁을 먹고 나면 허물없이 찾아가 차 한 잔을 마시고 싶다고 말할 수 있는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 입은 옷을 갈아입지 않고 김치 냄새가 좀 나더라도 흉보지 않을 친구가 우리 집 가까이에 있었으면 좋겠다 비 오는 오후나, 눈 내리는 밤에 고무신을 끌고 찾아가도 좋을 친구, 밤늦도록 공허한 마음도 마음 놓고 열어 보일 수 있고 악의 없이 남의 얘기를 주고받고 나서도 말이 날까 걱정되지 않는 친구가.... 사람이 자기 아내나 남편, 형제나 제 자식 하고만 사랑을 나눈다면 어찌 행복해 질 수 있으랴. 영원이 없을수록 영원을 꿈꾸도록 서로 돕는 진실한 친구가 필요하리라 그가 여성이어도 좋고 남성이어도 좋다. 나보다 나이가 많아도 좋고 동갑이거나 적어도 좋다. 다만 그의 인품이 맑은 강물..
생물학적인 눈물 (외 2편) 이재훈 바람은 바닷물을 뒤집고 바닷물을 따라 물고기들이 솟구친다. 햇빛에 몸을 기울이는 수중식물이 바닷물끼리 부딪히는 협곡에 숨어 줄기에 공기를 불어넣는다. 몰락의 길에는 비상구가 없다. 오랜 사랑이 없고 도륙과 생존만이 물속의 시간을 지배한다. 맑은 하늘 아래 아이가 뛰어놀고 씨앗들이 바람을 따라 잉태하는 땅. 순수한 길을 걸었다는 어떤 시인의 추악한 옷가슴을 보았을 때 원시의 바다를 생각한다. 오직 생존만이 도덕인 바다의 꿈틀거림. 미래를 점칠 수 없는 계절이 계속되고 가장 알량한 회개가 마음을 헤집는다. 수면 위로 솟구쳐올라 바위에 온몸을 부딪치는 눈물벼락. 남몰래 땅속을 흐르는 물주머니가 천둥처럼 얼굴에 달라붙는다. 넙치 이른 비가 하늘을 덮는다. 바닥에 납작 엎드린다..
저녁, 그 따뜻한 혀(외 1편) 전숙 폭풍우 지나간 폐허에 서서 누군가 말한다 생은 바람을 겪어내는 일이라고 저녁이 살금살금 기어오고 있다. 마중 나온 굴뚝 연기는 뒷짐 지고 서성이고 노을은 늘어지게 하품하는 하루를 핥는다. 뉘엿뉘엿 저물어가는 일상이 굽은 허리를 펴는 언저리에 저녁의 혀가 태어난다. 저녁을 안아주고 싶다고 생각한 적 있다 바람에 시달린 저녁이 집으로 돌아가는 길목 꽃 지는 목련나무는 모락모락 밥 냄새를 피우고 어느새 뭉클한 만복이 온몸에 퍼진다 저녁을 품기 위해 어둠은 넓어진다 어둠 침대에 하루치의 바람을 내려놓는 길고양이 관절 펴는 소리 낮아지는 숨소리 하루를 소화시키는 되새김질 소리 바람을 재우는 저녁의 소리는 혀처럼 부드럽다 하루를 쓸어주고 핥아준다 저녁의 형용사는 혀라고 달의 분..